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창당 발기인에 해당하는 온라인 지지자 모임에 나서며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향후 본격화할 정계 개편의 주도권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연락망'을 구축한 지 하루 만에 2만68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연락망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날(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과 더 긴밀하고 신속하게 교류하기 위해 연락망을 구성하려고 한다"며 연락망 구축을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연락망 구축을 통해 창당 발기인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창당을 결심하게 되면 언제든 실무 준비가 가능하도록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창당 발기인 모집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창당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여권의 변화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앞서 이 전 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변화',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12월 말까지 여권의 변화를 살펴본 뒤 창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를 압박하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거론 '윤심' 논란이 재차 불거진 상황이다. 여기에 김기현 대표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등을 향한 불출마·험지출마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의 불출마·험지출마 결단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실제 신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진 5개 시·도당을 만들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최소 5000명의 당원을 모집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연락망 구축을 통해 이 기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 전 대표가 연락망 구축에 나선 시점도 주목된다. 당내에서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이 "이 전 대표 신당으로 갈 명분이 없다"며 신당 합류에 선을 그었고, 신당 합류 대상으로 꼽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21일 만날 예정이다. 자칫 신당에 대한 관심과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규합해 자신의 지지세를 과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제3지대를 모색하고 있는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과, 금 위원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등 향후 이들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상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신당은 이념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갈 것"이라며 "창당 과정에서 누구든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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